on the road/그림이 있는 풍경

세밀화로 그린 사라져가는 우리 꽃 이야기

shiwoo jang 2010. 4. 2. 23:07

세밀화로 그린 사라져가는 우리 꽃 이야기

 

 

'사라져가는 '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면 어떤 느낌이 드시는지요?

애틋하고 아슬하고 왠지 모를 슬픔 같은 것이

마음에 들러붙어 버려

마음 아득해져버립니다. 저는...

그 사라져가는 것들이 꽃이라면  어떨까요?

지금 눈앞에 여리고 고운 꽃이 있는데

그 꽃은 곧 다시는 만날 수 없다 생각하면 그 마음 얼마나 애틋해질까요?

그래서 알까요?

화가 김혜경은  우리 땅에서 사라져가는 꽃들에 마음을 붙들려버린 모양입니다.

우리 땅에서 피고지는 아름다운 꽃들,

우리와 함께 수천년을, 아니 더 멀고 긴 세월을 함께  했던 어여쁜 꽃들이

사라져갑니다.

그 사라져가는 꽃을 화가 김혜경은 세밀화로 그렸습니다.

 

 

 

 

화려한 장미꽃 이 탁해 보일만큼

청초하고 곱게 그린 우리꽃 그림이 있는 리플릿에 마음을 빼앗겨버렷습니다.

우리꽃을 장미에 결줄까요?

화려한 성장을 한 한 귀부인이 진한 향수 향을 풍기는 꽃이 장미라면

우리꽃은 참 수수한  수수하고 맑습니다.

 모시 치마저고리에 민낯으로  엷은 웃음을 머금고 있는 참한 처녀 같은 꽃이

우리꽃 같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참한 꽃들이 점점 사라져 간다고 합니다.

그래서 좀 늦게 나마 환경부에서 멸종 위기종을 지정 보전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라져가는 우리꽃 이야기라는 타이틀로 아코자에서 전시중인  그림에서

김혜경작가는

멸종위기식물 1급 8종과 2급 56종 중 9종,

멸종위기에 처한 특정야생식물 126종 중 18종 등

모두 34종의 식물을 섬세하고도 치밀하게 묘사했습니다.

우리꽃이 가진 최고의 아름다움을  잡아서 화폭에 옮겼습니다.

 

 

 

 

가서 보시면 익숙한 꽃이름 보다 다소 생소한 꽃이름이 많다는 것에

놀랄지 모르겠습니다.

광릉요강꽃,암매, 나도 승마,섬개야광나무, 기생꽃, 개상사화...

해오라비난초, 금강초롱,현호색.... 등등

생소한 이름이 주는 낯설음도 잠깐

섬세한 세밀화에 감탄사가 저절로 흘러나와습니다.

화가는 우리꽃 그림 한장을 위해 꼬박 보름 동안 그자리에서 그림을 그렸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그림을 보면

우리꽃에 쏟는 그 사랑이 절절하게 와 닿았습니다

 

 

 

포삐라 불리는 양귀비꽃 앞에도 한란은 참 당당하고 꼿꼿하게

 아름다움을 자랑합니다.

작가를 만나지 못해 참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지 못하고

마음에 담아 왔지만,

하나만은 분명히 느끼고 돌아왔습니다.

우리꽃을 향한 작가의 관심과 사랑이 얼마만큼 깊은지...

 

 

 

 

맑고 깨끗한 꽃그림이 마구 크래피디한듯한 벽화랑도 잘 어울렸습니다.

강한 바탕색 때문에

우리꽃의 청초한 아름다움이 더 돋보엿다고 할까요?

사라져가는 우리꽃 이야기 전은

4월 10일까지 전시된다고 합니다.

사라져가는, 의 애틋함을 느끼고 싶다면

짧아서 더 아름다운 봄을 앞당겨 느끼고 싶다면

한번쯤 찾아가보시길 권합니다.

올봄은 어쩐지 이상야릇한 날씨 탓에

제대로 느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을

달래는데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만약 다녀오신다면 그 밤에

혹시 나비 꿈을 꿀지도 모를 일이지요.

 

 

사라져가는 우리꽃 이야기. 2010.3.15~ 4.10, 아코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