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치는 소년
김종삼
내용 없는 아름다움처럼
가난한 아희에게 온
서양 나라에서 온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카드처럼
어린 양들의 등성이서 반짝이는
진눈깨비처럼
오늘 눈이 옵니다.
삼월의 눈,
진눈깨비처럼도 내리다가 함박눈처럼도 내립니다.
내용없는 아름다움이라니요,
그도 한 장 카드 같은 풍경을 멀거니 바라고 있었을까요?
오늘은 눈이 내립니다.
내게는 수많은 쉼표처럼 느껴집니다.
아니면 마침표이거나
문득 오늘 내린 눈처럼 살다간 시인이 생각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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