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時雨의 시읽기

김종삼- 북치는 소년

shiwoo jang 2010. 3. 9. 17:53

북치는 소년

 

                                김종삼

 

 

내용 없는 아름다움처럼

 

가난한 아희에게 온

서양 나라에서 온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카드처럼

 

어린 양들의 등성이서 반짝이는

진눈깨비처럼

 

 

 

 

오늘 눈이 옵니다.

삼월의 눈,

진눈깨비처럼도 내리다가 함박눈처럼도 내립니다.

내용없는 아름다움이라니요,

그도 한 장 카드 같은 풍경을 멀거니 바라고 있었을까요?

오늘은 눈이 내립니다.

내게는 수많은 쉼표처럼 느껴집니다.

아니면 마침표이거나

문득 오늘 내린 눈처럼 살다간 시인이 생각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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