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時雨의 시읽기

마감뉴스- 여태천

shiwoo jang 2009. 11. 3. 20:02

마감뉴스

 

               여태천

 

오늘 밤 내가 사는 이곳은 조용하다

막 피어난 꽃 향기가 날 듯 말 듯

바람은 불어

그 바람에게 가는 비 조금 오고

내가 사는 작은 동네에

아주 조금 비가 와서

버스는 제때 오지 않아

버스를 타지 않으리가고

굳게 마음 먹는 그런 밤이다

사실은 저 혼자 떨어져내린 명자꽃 때문이다

먼저 간 마음 같은 이름 때문이다

사실은 아무 일도 없다는

오늘의 마감뉴스 때문이다

어처구니 없는 사실에

먼 타지에 마음을 부려버린 남자처럼

오늘 밤은 조용하다

다른 것을 생각할 수 없어

저물지 말았으면 하는 밤이다

 

 

저혼자 떨어져내린 먼저간 마음 같은 명자꽃,

저물지 말았으면 하는 밤,

어쩐지 공감!

갑자기 추워진 날씨탓에

마감뉴스가 기다리진다

빨리 하루를 닫고 싶어서다

그러면서도 한펀 저물지 말았으면 하는 밤이다 지금은...

'poem > 時雨의 시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은- 따뜻한 흙  (0) 2009.11.17
이문재- 서신  (0) 2009.11.03
이제 바퀴를 보면 브레이크 달고 싶다- 윤재철  (0) 2009.11.02
하지- 박현수  (0) 2009.11.02
박물관- 비스와바 심보르스카  (0) 2009.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