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흙
조은
잠시 앉았다 온 곳에서
씨앗들이 묻어왔다
씨앗들이 내 몸으로 흐르는
물길을 알았는지 떨어지지 않는다
씨앗들이 물이 순환되는 곳에서 풍기는
흙내를 맡으며 발아되는지
잉태의 기억도 생산의 기억도 없는
내 몸이 낯설다
언젠가 내게도
뿌리내리고 싶은 곳이 있었다
그 뿌리에서 꽃을 보려던 시절이 있었다
다시는 그 마음을 가질 수 없는
내 고통은 그곳에서
샘물처럼 올라온다
씨앗을 달고 그대로 살아보기로 한다
그런 마음으로 살면 된다
씨앗을 달고 그대로 살아보려는,
내 몸에 흐르는 물길은 나도 몰라
누군가 말해주었었때
참 낯설었겠다.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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