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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월 그리고 인연- 원주시립교향악단 정기연주회를 다녀와서

shiwoo jang 2008. 3. 25. 08:56

 

 

" 거금을 들여 노다메 칸타빌레라는 만화책을 사줬어요...

그랬더니 음악회 따라 나섰네요. 아들의 첫 음악회 나들이랍니다."

 30회 원주시립교향악단 정기 연주회에서 만난 한 분의 이야기입니다.

시향 연주회를 찾게 되면서 알게된 어떤 분의 이야기였습니다.

늘 예쁜 딸을 데리고 시향연주회에 오시더니 오늘은 드디어 아들까지 동행하여

음악회 나들이를 했습니다.

클래식음악은 처음 맛들이기가 조금 힘이 듭니다. 친해지기가 여간 까다로운게 아니거든요.

마치 까다롭게 구는 아릿따운 아가씨처럼말이지요. 이 어여쁜 아가씨의 마음을 얻으려면

이 아가씨의 마음에 들기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여 환심을 사야하는 것처럼

클래식음악은 감상하려면 공부도 해야하고  또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집중해서 듣지 않으면

친해질 수 없는 장르랍니다.

 그렇지만 한번 맛을 들이면 좀처럼 벗어나기 어려운 매력이 있답니다.

그러나 그런 낯설음도 누군가 손을 잡아 이끌어 주면 조금은 쉽게 친해질 수 있지요.

앞서 말한 분은 클래식 음악을 어려워하는 초등학생 아들에게 먼저 음악 만화를 선물해서 읽게해서  

음악과 친숙하게 만들었지요.

그 다음엔  음악회에서 연주될 곡를 미리 조금씩 들려주어 귀에 익게 만들었지요.

그리고 난 후에 아이를 데리고  음악회에 동행했다고 하는 군요.

클래식 음악과 친해지는 방법은 이 분이 아들에게 하듯 나에게도 적용하면 될 것 같습니다.

먼저 호기심 같은 것이 있어야겠지요. 그 다음엔 관심이지요.

내가 짝사랑하는 아가씨의 모든 것에 관심을 기울이고 집중하듯

클래식 음악은 관심과 집중을 바란답니다. 

간혹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연주회장을 찾는 분도 계십니다.

좋은 음악을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친해지게 하려는 의도이지요.

음악회에서 연주되는 곡은 서곡을 제외하고는 최소 30분 이상 길게는 한시간 가량 연주됩니다.

집중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이 한 자리에서 가만히 듣기는 좀 힘이 들겁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연주회장을 찾는 기준은 교향곡 4악장 전곡을 자세를 흐트리지 않고 들을 수 있는

집중력을 기준으로 하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 보곤합니다.

간혹 연주중 칭얼거리는  아이들 소리가 들릴 때도 있어서 하는 말이지요

원주시립교향악단은 1997년 3월 창단해 임헌정 지휘자를 거처 정치용 지휘자로 이어지

면서 수준 놉은 음악을 선보이며 빠른 속도로 선장하고 있습니다.

탄탄한 실력은 이미 몇차례 전국교향악 축제에 초대받아 연주한 공연 등으로 인정을 받은 바 있지요.

올해도 4월 13일 예술의 전당 공연을 앞두고 있다고 합니다. 올해 공연에는 특별히 원주 출신으로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성장한 손열음양과 협연으로  말러 교향곡 1번을 연주한다고 합니다.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원주시립교향악단은  그들의 연주를 사랑하는 두터운 팬을 갖고 있습니다.

시향사랑이라는 인터넷 카페를 갖고 있을 정도니까요.

제 30회 원주시립교향악단의 정기 연주회는 3월 21일 치악예술관에서 있었습니다. 

 3월 그리고 인연이라는 타이틀이었지요.

정말 3월은 시작하는 달이지요. 입학도 그렇고 새학기도 그렇고 

새로 시작하는 달 그리고 새로운 인연을 만나게 되는 달이 맞군요.

 어떤 인연을 맺고 싶으세요? 여러분은?

충남교향악단의 상임지휘자인 김종덕 지휘자의 연주로 무대를 연 원주시향의 첫곡은

스메타나의 '팔려간 신부'서곡*이었습니다.

스메타나의 오페라 중에서 가장 걸작으로 꼽히는 곡이지요.

 어떤 헤프닝을 연상하게 하는 이 서곡은 화려하고 명랑한 분위기를 자아내어

 연주회용으로 많이 연주되는 곡이랍니다. 

 완벽한 형식의 구성과 발랄한 멜로디를 가졌고 익살스러운 분위기까지 자아내는 곡이지요.

새로운 시작이라는 3월의 느낌과 어울리는 곡이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 연주를 마친 첼리스트 송영훈

 

두번째 연주곡 드보르작의 첼로협주곡 나단조는 첼리스트 송영훈의 협연이었습니다.

첼리스트 송영훈은 첼로계의  떠오르는 별입니다. 활발하고 다양한 연주활동을 통해

이미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그의 드보르작 첼로협주곡 연주는 다양한 색채와 표정을 보여주는 연주였습니다.

애절하면서도 강열한 선율과 활기차고 다양한 리듬으로  보헤미안의 감성과 정서를 담은  이 곡은

교향곡과 첼로의 만남으로 부를 만큼 곡에 깊이가 있었습니다. 

송영훈은  이 곡의 분위기를 잘 살려 풍부한 표정으로 연주함으로서 관객들을 사로 잡았습니다.

관객을 사로잡은 그는 커튼 콜을 여러번 받았습니다.

마지막곡은 브람스의 교향곡 2`번 라장도였습니다.

브람스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음악가랍니다.

내성적이고 감수성이 풍부했던 그러나 음울했던 그는 평생 독신으로 살았습니다.

사랑했던 여인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요.

슈만의 아내이자 피아니스트인 클라라와의 사랑은 익히 알려진 이야기이기도 하지요. 

브람스의 교향곡 제 2번 라 장조는 브람스의 전원교향곡으로 불립니다.

23년만에 완성한 교향곡 1번과는 달리 무엇에 홀린 듯 4개월만에 완성을 했다고 합니다.

온화하고 목가적인 이곡은 아름답고 편안한 선율로  마치 들판 한 가운데 서 있는 연상을 하게 합니다

그래서 전원교향곡이라고도 하는 것이겠지요.

생동감있고 활기찬 연주, 혼신을 다한 연주였습니다.

그래 그런지 앵콜을 감당할 기운이 남아 있지 않은 듯 여러 번의 커튼 콜에도  겸손한 인사를 남기고

무대를 떠난 지휘자 김종덕 과 원주시립교향악단에게 보내는 박수는 참으로 길고 깊었습니다.

연주회가 끝나고 공연장을 서둘러 빠져나가는 사람들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보면서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어쩐지 아쉬워  공연장을 나서지 못하는 몇몇 분들이 로비에서 공연의 소감을 나누고 있었습니다.

치악예술관의 불이 하나 둘 꺼질 무렵 문을 나섰습니다.

음악회 첫 나들이를 한 아이의 표정에도 뭔가 뿌듯한 자부심 같은 것이 보였습니다.

표정도 밝아 보였고요.

 "노다메 칸타빌레를 봤으면 피아노의 숲을 보여주세요. 쇼팽의 피아노 곡이 넘쳐나는 만화거든요..."

사람들이 신의 물방울이란 만화로 와인의 세계에 입문하듯이 노다메 칸타빌레나 피아노의 숲 같은 만화로

클래식의 세계를 맛보는 것도 나쁘진 않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다만 일본 만화라는 것이 좀 걸리지만요. 노다메 칸타빌레는 음악을 소재로한 만화입니다.

 지휘자를 꿈꾸는  남자 주인공과 피아노를 사랑하는여자 주인공이 만들어가는 음악과 사랑을 주제로 한 이야기 입니다.

 탄탄한 구성이 돋보이는 만화이고  애니매이션으로 드라마로도 만들어져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 작가들의 감성과 손끝으로 멋진 음악 만화가 만들어질 날을 기다려 보는 것은 저만의 기다림이 아니겠지요.

 '3월 그리고 인연"이라는 타이틀의 30회 정기연주회에서 사람들은 어떤 인연을 만들었을까요?

저는 송영훈이라는 첼리스트와 인연을 맺었습니다. 그의 음악이 어떻게 성장할지 그가 어떤 연주를 펼치게 될지

지켜보는 일이 새로 맺은 인연을 잘 지켜가는 일일거라 생각합니다.

 4월 11일에 있을 31회 정기연주회를  가슴 두근거리며 기다립니다. 말러라니까요....  v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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