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들녀석의 손등입니다.
수련회를 앞두고 옷을 사달라고 평소에 뚝뚝하고 무반응적인 모습을 과감히 버리고
온갖 애교와 아양(?)을 떨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뚱한 반응을 보이자...
지름신이 오셨다며 신을 영접하랍니다.
그 신을 잘 영접을 해야한다면서...
안보인다고 했더니 베란다 창을 열더니 남원주 톨게이트 쯤 오셨다고...
이제 막 집으로 들어선다고..
어디 있는데 실체를 봐야 믿겠다고 했더니...
잠깐 기다리라더니
손등에...지름god이라고 그려왔습니다.
평소의 모습과는 다른 그녀석의 모습이 우습기도하고
지름신이라고 매직으로 손등에 그린 그림도 우습고...
그냥웃다가 넘어가버렸습니다.
저는 이 녀석이 가끔씩 보여주는 이런 기발함이 좋습니다.
이 기발함을 제가 높히 샀다는 걸 녀석은 모를겁니다.
결국 인터넷 쇼핑으로 신발하나 티셔츠, 반바지까지 얻어 희희낙낙
그 녀석은 즐겁습니다. 오늘도...
럭비공 같은 녀석이고 그 녀석과 사는 매일매일이 놀라운 사건( 긍적적인 경우보다
부정적인 사건일 때가 더 많습니다. 아쉽게도..)의 연속이라
다른 애들 보다 두배의 관심이 필요하고 두배쯤 키우기 힘든 녀석인데요.
나중에 이 녀석이 자라서 어떤 사람이 될지 궁금합니다.
인간적인 면에서 미성숙하고 부족함이 많은 녀석이지만
미성숙이 만든 매번 다른 일련의 사건들이 이 녀석을 성숙하게 하고 인간적으로
따스한 인간으로 키워 줄 것이란 것 믿고 싶습니다.
도道와덕 德에 어긋나는 일을 하지 않고 자신의 일을 좋아하고 즐기며
사는 어른이 될 수 있다면 무슨 일이던 그 녀석이 하고자 하는 일을 도와줄 생각인데요
너무 자주 바뀌는 희망을 보며 너무 많은 가능성을 보는 저는 분명 팔불출일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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