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mething good/책상앞에서

깨어있어 더 강한 인간

shiwoo jang 2007. 3. 26. 17:11

 시지프의 신화에 있어서는 다만 거대한 돌을 들어올려 산비탈로 굴러 올리기를 수백 번이나

되풀이하느라고 잔뜩 긴장해 있는 육체의 노력이 보일 뿐이다. 경련하는 얼굴, 바위에 밀착한

뺨, 진흙에 덮인 돌덩어리를 떠받치는 어깨와 그것을 고여 버티는 한쪽 다리. 돌을 되받아 안은

팔끝, 흙투성이가 된 두손 등 온통 인간적인 확신이 보인다. 하늘 없는 공간과 깊이 없는 시간으로나

헤아릴 수 있는 이 기나긴 노력 끝에 목표는 달성된다. 그때 시지프는 돌이 순식간에 저 아래로

굴러 떨어지는 것을 바라본다. 그 아래로부터 정점을 향해 이제 다시 돌을 끌어올려야만 하는 것이다.

그는 또다시 들판으로 내려간다.

 바로 저 정상에서 되돌아 내려오는 걸음, 잠시 동안의 휴식 때문에 특히 시지프는 나의 관심을 끄는

 것이다. 그토록이나 돌덩이에 바싹 닿은 채로 고통스러워하는 얼굴은 이미 그 자체가 돌이다! 나는

이 사람이 무겁지만 한결같은 걸음걸이로, 아무리해도 끝장 볼 수 없는 고통을 향하여 다시 걸어 내려

오는 것을 본다. 마치 내가 쉬는 숨과도 같은 이 시간, 또한 불행처럼  어김없이 되찾아오는 이 시간은

곧 의식의 시간이다. 그가 산꼭대기를 떠나 제신의 소굴을 향하여 조금씩 조금씩 더 깊숙이 내려가는

그 순간순간 시지프는 자신의 운명보다 더 우월하다. 그는 그의 바위보다 더 강하다.

 

                                                          -알베르 까뮈, 시지프의 신화에서

 

 삶이란 너무 부조리하다. 그것을 알면서 매일 매일 그 부조리를 반복하는 인간이야말로

더 부조리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위대한 것은 깨어있기 때문에....

시지프의 신화에서 뭔가를 덧댄 다는 건 어쩐지 사족같아서 그냥... 침묵하는 편이 더 나은

독후감이 아닐까 싶다. 요즘 내 독서는 다양하다. 바람 같다. 여기서 책장을 넘기다. 싫증나면

저기서 다른책을 넘기는 식이다. 그러다 보니 어떤 때는 두 책의 내용이 뒤섞여 버린다.

진득하지 못하다. 알면서도 못고치는 것 또한...

그나마 다행인 건 내가 안다는 것!  나도 깨어 있다.  이건 말도 안되는 말장난이다.

난 반성중이다. 언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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