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이 내릴거라던 만해마을 걱정을 하면서 늬엇뉘엇 갔지요.
저무는 해처럼요. 스노우 타이어 보다 더 쎄다는 스파크타이어로 바꾸고서요
그런데... 눈은 내리지 않았고 아이들만 눈처럼 버스에서 와글와글 내렸습니다.
그날은... 마당히 할일도 없던 방학전 고3을 위한 문학캠프였거든요..
저녁이 되자 싸락싸락 조금 내리긴 했어요.
도무지 잠잘 것 같지 않은 아이들 단속해 놓고선...
함빡 잠이 들었겠지요.
이른 아침...혹은 새벽 자리에서 일어나 창밖을 보는 순간..
밤사이 눈이 내려 산수화 한가운데 떨궈진 기분이 들었습니다.
여전히 눈은 내리고...
돌아갈 길이 걱정스럽지 않은 것은 아니었으나 아이처럼 눈과 사랑에
빠져버렸습니다.
모자 장갑까지 야무지게 옷단속하고선 밖으로 나왔습니다.
황홀황홀...
나무벤취도 눈에 빠져버렸습니다.
꼬마 눈사람 둘 만들어 그 위에 올렸습니다...뭔가..
제법 이야기가 될 것 같지 않나요?
둘이 속삭이는 이야기는 뭘까요?
아무튼 둘을 남겨두고,
오래오래 행복하라고...
돌아왔는데요... 그이들 아직도 잘 있을까..
문득 떠올랐습니다.
해를 넘겼으니 벌써 작년 일이네요...
손으로 조물락조물락해서 인격을 부여하곤 혼자 흐뭇해했는데..
끝까지 책임 못지는 무책임을 통감하며
그들의 운명을 궁금해 합니다.
조물주는 그래선 안되는데 말이지요...
그래도 그들은 행복했을거라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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