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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여행기 11- 안개 속의 마르딘 동방정교회 수도원

shiwoo jang 2006. 3. 22. 12:15

추적추적 내리던 비는 점점 사위어 갔지만 날씨는 좀처럼 환해지지 않고

흐린 중에 안개가 자욱한, 스산한 늦가을 분위기처럼 날씨는

마음까지 눅눅하게 만들었습니다. 마르딘으로 갈수록 안개는 자욱하고

디아르바크르로  옮겨 오면서 기내지에서 본 언덕 위의 그림 같이 아기자기한

집들의 모습은 커튼을 드리운 듯  좀처럼 보이지 않았습니다.

마르딘과 우리는 크게 인연이 깊지 않은 것 같다는 아쉬움을 이야기를 하면서

마르딘의 안개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마르딘은 안개로 겹겹이 포장 한 듯

그 모습을 볼 수가 없었지요.  가파르고 구불구불한 언덕을 넘어 한참을 달려서야

한적한 시리아 정교회 수도원에 다다를 수 있었습니다. 인적도 없고 주변에는 다른

건물도 보이지 않은 외딴 곳, 신비롭고 고즈넉한 분위기에 젖어

발걸음도 마음가짐도 저절로 차분해 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지요.

 

                                         - 수도원에서 바라본  마르딘 풍경

 

수도원에 들어서자 수도자이며 관리인인 한 분이 나와서 안내해 주었습니다. 건축의 양식, 역사, 수도원 전반에 대한 상세한 설며을 들려주었지요 . 이곳의 오래된 건축물, 아치형 구조물과 돔형 천정이  접착제 없이 건축되었다는 이야기며 무덤으로 사용되기도 했고 의과대학으로 사용되기도 했다는 이야기도 들려주었습니다.  대주교좌성당이었다가 지금은 시리아로 대주교좌 성당이 옮겨졌다는 이야기묘 시리아 정교회의 역사를 간략하게 이야기 해주었는데  카메라 셔터를 누르느라 메모를 놓쳐 세세한 연대와 수치에서 많은 것을 흘려버리는 우를 범했습니다.

 

                                - 무덤으로 쓰여진, 무덤이었음을 알리는 묘비라고 해야하나...

 

수도원 곳곳을 느린 걸음으로 돌아보고 그 분위기에 취해 걷다가 눈망울이 예쁜 아이를 만났습니다.  그 아이의 눈은 크고 깊어서  우리들 마음을 사로 잡았지요. 터키 아이들은  거의 눈이 참 예뻤습니다. 아이들의 맑고 큰 눈을 보면 감탄사를 연발하게 되는데 아이들은 사진 찍는 것을참 좋아합니다. 아, 어린아이들 뿐아니라 어른들도 마찬가지였어요. 엄마들도  먼저 와서 아이들 사진을 찍어 달라는 부탁을 하곤 합니다.  사진찍어도 좋은지 물으면 자연스럽게 포즈를 취해주고 디카에 찍은 사진을 바로 보여주면 아주 좋아합니다.

 

                                                            -마르딘 수도원에서 만난 아이

 

  그렇지만 사진을 찍기전에 반드시 양해를 구하던지 허락을 받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이 아이 제가 사진을 찍으려 하자 포즈를 잡아 주었습니다. 영어를 모르는 아이와 터키어를 모르는 제가 어떻게 이야기 했냐고요?  만국공용어 바디랭귀지와 미소!

아이에게 감사의 표시로  가지고 갔던 사탕을 몇개 나눠주었더니 살풋 번지는 미소를 보여주었습니다. 

 

                                              - 사탕을 받아 호주머니에 넣는 아이의 얼굴에 퍼지는,

 

 

 시간이 정지 된듯 고요하고 차분한 이 분위기에서는 시간을 되돌려 오래전 사람들이 북적였을 이 곳의 모습을  그려보는 일은 쉽지가 않았습니다. 이 수도원은 입장료가 따로 없고 기부함이 있었습니다. 그곳에 우리는 작은 액수의 돈을 기부함을 입장료 대신 넣고  나왔습니다. 안개는 좀처럼 걷힐 줄모르고....우리는 안개 속을 빠져나와 다음 목적지인 산르울파로 이동하기 위해 버스에 올랐습니다

 

                                          - 마르딘 시리아 동방정교 수도원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