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mething good/책상앞에서

야심한 밤, 홍익인간 되다

shiwoo jang 2006. 3. 5. 00:25

야심한 밤, 생맥주 한잔 마시고 오분 후

앗! 내 몸이 새우처럼 빨개 졌다

술은 잘  못하지만 그래도 와인으로 단련이 되어 좀 덜해졌으려니 했는데

야심한 밤 마신 200cc가 채 안되는 한잔에  또 홍익인간( 널리 인간을

붉게하여라는 신개념의 해석에 의거)이 되어버렸다.

마음을 다잡고, 자세를 고쳐 앉아 신중하게 써내려 간 글이

한순간, 날아가버렸다. 이럴때,  보이지 않는 대상을 원망하게 된다.

빌 게이츠의 마이크로 소프트, 윈도우즈라는 프로그램을,

이럴땐 아날로그로 글쓰던 시절이 그리워진다. 연필 사각사각 깎아서

백지를 채워갈 때 혹은 원고지를 채워갈 때 느끼던 묘한 기분,

연필로 글 쓴지가 까마득한데, 디지털이

게으름을 부추기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 난  인간적인 아날로그가 그립다.

가끔 휴대폰도 노트북도 버리고 손목시계를 차고 무작정 걷는 것도

그런 이유가 아닐지,

야심한 밤, 맥주 한잔은 왜 했냐고?

속상해서

날아가 태어나지 못한 내 글을 위하여 한잔,

그 한잔에 덧붙여 쓸쓸한 위로을 나에게 보내며,

오늘 밤은 도무지 잠들지 못할 것 같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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