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간의 제주살이를 끝내고 어제 비행기로 집에 돌아왔다.
전날밤의 비바람이 거세서 내일 혹시 집에 못가는 건 아닐까... 라는 얕팍한 내심의 기대가 무색하게
아침에는 조금 흐리고 살짝 비가 흩뿌리는 정도였다.
별탈없이 집에 잘 돌아왔지만 여독이었을까? 집에 오자 마자 거의 기절 수준으로 꼬박 하루동안 잠들었다.
머무는 동안 줄곧 즐겁고 행복했음에도 여독이 있었나보다.
제주에서 열흘은 정말 행복했고 즐거웠다.
아름다운 세화바다를 마음껏 볼 수 있어 좋았고 혼자여서 더 좋았다.
머무는 동안 매일 하루에 몇번씩 보러 다녔던 아름다운 세화 바다, 저 물빛에 반해버려서 오래도록 잊히지 않을 것 같다.
바닥이 무엇을 품고 있는지에 따라 바다빛은 다른 색을 보여 주고 날씨에 따라 또 다른 빛을 보여준다.
그래서 바다는 매일 다른 빛으로 빛이 난다.
그래서 매일 보러 다녔음에도 바다는 매 순간 다른 표정을 보여주었다.
여흘간 내 집이 되어준 마음 스테이, 마음 편하고 행복했던 공간이었다. 혼자인 여행자를 무심한듯 세심하게 배려하는 주인의 마음 쑴씀이가 고마웠다. 주인을 닮은 듯 시크하지만 따뜻한 공간, 그곳이 내가 머물렀던 마음 스테이였다.
언젠가 다시 세화에 가면 다시 이곳에 머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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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간 혼자 쓴 1인실, 퀸사이즈 침대와 촉감 좋은 침구로 숙면을 취할 수 있었서 좋았다.
2층이어서 자주 오르내리기에도 좋았고 아침에 새의 지저귐으로 잠에서 깨어나는 일도 즐거웠다.
무엇보다 혼자 쓰기에 알맞은 크기, 아늑해서 더 좋은 공간이었다.
작은 소파는 여러모로 활용도가 높았다. 일을 할 때 기대어 한다든가 기대 앉아 책을 읽기 좋은 자리였다.
바구니에 비치된 수건은 쓰고 언제든 채울 수 있고 마음껏 쓸 수 있어 좋았다.
이 공간은 혼자 쓰기 적당한 공간이었고
와이파이가 잘 잡혀 언제든 방해받지 않고 일할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이어서 좋았다.
심플하고 군더더기 없는 행거는 다양한 옷을 걸어 두거나 걸쳐놓을 수 있어 잘 썼다.
홍학 그림은 액자 같지만.... 펼치는 테이블이어서 노트북 올려 놓고 일하기 편했다.
소파에 허리를 기대고 앉아 일하기엔 안성맞춤이었다.
물론 대부분은 1층 로비 겸 카페에서 일 했지만...
가끔 카페에서 일하다 보면 마음 스테이의 스텝인 상큼 발랄한 그녀가 새 레시피라며 음료를 권하기도 했다.
한라봉에이드, 티라미수, 당근쥬스.... 다양한 음료를 맛볼 수 있어 더 즐거웠다.
5월부터 카페 영업을 시작한다 했는데... 어떠려나...
이 곳은 다양한 음료를 편안하게 마실 수 있는 분위기 좋은 카페가 되지 않을까?
새 레시피라며 맛보라고 준 아이슈페너 늘 따뜻하게 마시다 아이스로 마시는 건 처음이었다.
너무 달지 않아좋았고 쫀득한 생크림 질감이 살아있어 좋았다.
일하다 지칠 무렵 커피는 한잔은 휴식이자 즐거움이었다.
오후에 맛있는 음료를 제공해준 그녀에게 새삼 감사!
바람이 부는 날은 저 빨간문을 닫아 두지만 보통은 활짝 열어두어 바람이 솔솔 잘 통해서 기분 좋았다.
1층 로비 겸 카페는 편안하고 분위기 좋아서 바다를 보러 가지 않은 낮시간 대부분 저 카페에 앉아 일했다.
늘 애용했던 자리...멍때리기도 좋았던 저 자리,
특별한 뷰는 없지만 분위기가 좋아서 시간 보내기 좋은 곳,
아침 식사도 이곳에서, 먹을 거리를 사오면 이곳에서 먹곤했다.
방에선 음식물 섭취를 할 수 없었으니까..
아침엔 아메리카노를 마실 수 있었고 컵라면이나 인스탄트 전복죽을 먹거나 빵을 구워 먹을 수도 있었다.
코로나 이전엔 스크렘블에그와 토스트를 준비해 주었다는데 코로나 이후 바뀐 아침 식단이란다.
늘 준비해주셨던 김치가 맛있었다.
어쩌다 저녁 자리에 초대 받았는데덕분에 맛있는 돌문어를 맛보기도 했다.
음악에 조예가 깊은 사장님의 LP콜렉션이 인상적이다.
선곡도 좋아서 가만히 음악만 듣고 있어서 행복하다.
사장님이 LP로 들려주는 음악은 그 느낌이 색다르다.
예전에 용돈을 모아 사곤했던 내 LP판은 어디로 갔을까?
그 음색이 궁금하시다면 들러서 꼭 한번 들어보시길!
러프한듯 세련된 분위기의 이 공간이 참 좋아서 이 분위기를 좋아했다.
이곳에서 글을 쓰고 일하면서 이 공간을 잘 즐겼던 것 같다.
그리고 마음 스테이에서 열흘 동안 머물면서 별 불편함을 못느끼고 잘 즐기면서 지냈다.
아름다운 세화 바다가 걸어서 5분 거리이고 세화오일장도 5,10일 마다 열려서 구경하기도 좋고
아침이면 평대리 방향이나 하도리 방향으로 산책할 수 있었고
하나로 마트도 가까이 있었고. 근처에 맛집도 많아 찾아 다니는 즐거움도 솔솔했다.
어제 돌아왔는데 다시 생각나는 곳, 세화 바다와 마음 스테이는 이제 나에게 고맙고 소중한 장소가 되었다.
언제가 다시, 멀지 않은 미래에, 그때는 혼자가 아니라 좋은 사람들과 함께 가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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