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road/우리 땅 구석구석

진부, 정선, 평창 허브나라 그리고 봉평 이효석 흔적들...

shiwoo jang 2019. 2. 28. 12:16


느닷없이, 뜬금없이, 친구가 오늘 오겠다고, 그것도 부산에서,,,

같이 여행하자고...

오늘 일정은, 어디로 가지, 숙소는 ?

머리 속으로 그려지는 동선을 따라

여러 사이트를 뒤져 숙소를 찾고 예약했다.

원주에


도착한  시간이 다섯시 언저리 저녁을 먹고 진부로 출발...

숙소로 정한 곳이 자생식물원 근처의 켄싱턴프로랄호텔

사나흘 전에 내리 눈이 예쁜 풍경화를 그려 두었다.

올 겨울엔 눈이 많이 오지 않아서 가뭄을 걱정하는 분들도 있었는데

다행히 눈이 있어 눈구경하기 힘든 친구에게 좋은 볼거리가 되었다.





짐을 풀고 로비로 내려와 둘러보는데

겨울이라 그런지 호텔은 화려한 조명에도 조용했고 차분했다.

도심에서 벗어난 곳이라 호텔 주변 또한 고요...

그런 장소로 찾은 곳이니 어쩌면 당연할지도...



평창 올림픽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던 로비,

작은 올림픽 박물관이라고 해도 좋을 듯 했다.

역대 올림픽 매달리스트의 사인본, 사진, 김연아의 스케이트 등등...

이런 전시물을 살펴보는 잔재미도 있어 좋았다. 



다음날 아침엔 체크 아웃하고

호텔 주변을 산책했다.

정원과 주변 경관이 예쁜 그야말로 꽃의 호텔임을 실감 할 수 있었다.


글램핑장도, 작은 호수도 개울도 있어 겨울을 제외하면 즐길거리가 많은

곳이겠다. 다른 계절에 한번 더 와보고픈 곳...

친구는 물 만난 물고기처럼 눈이 온 풍경을 만끽했다.


차를 달려 도착한 곳은 정선과 태백의 경계선에 있는 옛 탄광 미술관, 삼탄아트마인,

지난 여름 문화기획자 일행들과 다녀왔던 곳이다.

 사장님의 안내로 둘러본 여름의 풍경과 사뭇 다르다.

사람들이 거의 없다. 그래서 더 쓸쓸했으려나...


옛 탄광의 흔적과 기억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이 곳의 정서는 슬픔이다.

묵직하고 은근한 통증 같은 슬픔이 공간에 스며있다.

햇살 말갛게 드물게 미세먼지 없는 깨끗한 하늘과 대조적으로 처연하다.

왜 그렇까?



광부의 도시락이 포함하여 18,000원을 주고 입장권을 끊어

광부의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었다.

갓지은 밥이라 푸짐하고 맛있었는데 그 옛날 광부의 도시락의 업그레이드 버전이 아니었을까?

배불리 먹고 다시 이곳 저곳을 걸었다.



멀리 설산이 보이는 풍경,

수장품도 다양하고 많았고 기획 전시도 있어 좋았는데

사람들의 발걸임이 거의 없어 아쉬웠다.

아깝다 이 넓은 공간과 품고 있는 많은 가망성들이...

담담한 슬픔 같은 감정을 묻고

다시 차를 몰아 평창으로 향했다.



봉평 이효석 기념관에 다다랐다.

커피 한잔 생각이 간절하여 카페 동으로 가기로 했는데

입장료가 2000원?  입장료가 있었던가?

늘 일로 왔던 곳이라 입장료를 낸 기억이 없었는데...

기념관 내의 카페 동은 지역특산물 판매를 겸하고 있어 예전 보다 좀 어수선해졌다.

가산 이효석선생의 사진을 그대로 재연한 이효석의 방,

군더더기 없는, 있을 것만 있는 그래서 현대적인, 방


해지기 전에 숙소에 도착하고 싶어 서둘러  미리 예약해 둔 허브나라로 왔다.

강원도 산을 실컷 보고 싶다는  친구의 요청으로 이번에도 도심과는 멀직이 떨어진 자연 속이다.

친구랑 둘이 속닥거리기 좋은 조용한 방을 주셨다.

이호순원장님과  봉평막걸리를 마시며 맛있는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왔다.

밤의 허브나라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가만히 걷기, 별보기 , 그리고 소근거리기....

별을 보려고 한밤에 나왔다.

유난히 초롱하고 맑은 별,

허브나라의 겨울 밤이 좋은 이유,,, 친구가 발자국을 남겼다.

이곳의 조명은 낮게  앉아 제 주변만 가만히 비춰서 좋다.


다음날은 새소리가 아침을 알렸다.

사부작 일어나 아침 풍경을 멍하게 바라보다가

책을 읽다가  샤워를 하고

 분홍 로단세와 자작나무로 장식한 자작나무 식당으로 내려갔다.


이침 밥상은 허브 비빔밥,

고추장 없이 비벼도 담백하고 맛있는 밥,

이곳 음식은 자극적이지 않아 좋다.


아침을 먹고 아침 산책을 나섰다.

봄을 위해서 잠시 잠들어 있는 풀꽃 나무를 살포시 덮은 눈,



이곳엔 자연과 자연스러움이 있는 인공적인 것들이 혼재한다.

마음을 다해 하나 하나 그리고 글을 쓴 사람의 손길,

허브나라 그림 대부분은 지인씨 손길이 닿아 있어 그저 지나치지 못하게 된다.

햇수로 27년, 이호순원장님과 이두이사장님 그리고 지인씨, 그리고 이곳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사랑과 손길로 만들어진

허브나라임을 알기에  하나도 허투로 보고 넘어가지 못한다.

새로 나온 허브티 브라이트티를 대접 받고

차를 달려 봉평으로 갔다.



어제 놓쳤던 효석달빛 언덕이다.

이효석 생가 근처에 이효석예술촌을 조성한 곳인데 새로 생긴지 모르고 지나칠 뻔 했다.

이 곳을 걸어가면 설치미술 작품이 있는 푸른방이 나온다,

그리고...


이효석선생이 살던 집을 재현한 벽돌집,

그 내부엔 고풍스런 살림살이가 가득하다.

그 시절에도 원두로 내린 커피를 즐기고, 축음기로 음악을 들으며  살았던 작가,

살림살이가 지금 그대로 쓴다해도 어색하지 않을 듯...


그리고 당나귀 조형물 근처에 있는 오브제

안경과 만년필, 작가를 상징하는 오브제로 이만한 것이 있을까?



이효석의 하루 라는 5분 짜리 영상이 끊임없이 상영 중...

이효석 작가를 만나고 돌아가는 길엔 여러 가지 생각들이 들고 난다.

이 복잡한 감정은 뭘까?

다시 차를 몰아 원주로 향한다.

속사의 운두령에 들러 송어회를 점심을 먹고  다시 고속도로를 달려 원주에 도착했다.

내일 낮 부산으로 돌아가는 친구를 위해

작업실 무제에 들러 머물다 숙소로 향했다.

이번엔 도심이다. 3박 4일 동안 부지런히 그러나 느긋하게 여행했다.

시간에 쫓기지 않고 계획한 것 없이 느리게...

곧 또 어디론가 떠나자는 친구의 전화...

그래 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