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時雨의 시읽기

질의응답-안미옥

shiwoo jang 2020. 3. 23. 11:17

질의응답

 

                    안미옥


 

정면에서 찍은 거울 안에

아무도 없다

 

죽은 사람의 생일을 기억하는 사람

버티다가

 

울었던

완벽한 여름

 

어떤 기억력은 슬픈 것에만 작동한다

슬픔 같은 건 다 망가져버렸으면 좋겠다

 

어째서 침묵은 검고, 낮고 깊은 목소리일까

심해의 끝까지 가 닿은 문 같다

 

아직 두드리는 사람이 있었다

 

생각하면

생각이 났다


- 온, 안미옥,창비


검고 낮고 깊은 목소리인 침묵은 심해 끝까지 닿은 문,

그럼에도 아직 두드리를 사람이 있다

뻔한 길을 가면서 뻔하지 않게 가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