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내가 맛보는 물은 바닷물처럼 따스하고 짜며,
건강처럼 머나먼 나라에서 오는군요
-실비아 플러스 ,튤립
안미옥
굴레도 감옥도 아니다
구원도 아니다
목수가 나무를 알아볼 때의 눈빛으로
재단할 수 없는 날씨처럼
앉아서
튤립, 튤립
하고 말하고 나면
다 말한 것 같다
뾰족하고 뾰족하다
편하게 쓰는 법을 몰랐다
편하게 사는 법을 모르는 것처럼
기대하는 모든 것을
배반해버리는 곳으로 가려고
멀고 추운
나라에서 입김을 불고 있는 너는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건 정말일까
한겨울을 날아가는 벌을 보게 될 때
투명한 날갯짓일까
그렇다면
끔찍하구나
이게 전부 마음의 일이라니
- 온, 안미옥, 창비
편하게 쓰는 법을 모르고 편하게 사는 법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
알면서 그렇게 하는 바보들이 시인이라,
끔찍하지요. 마음의 일이라는 것이...
'poem > 時雨의 시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간체- 안현미 (0) | 2020.03.24 |
---|---|
질의응답-안미옥 (0) | 2020.03.23 |
배틀그라운드,사후세계에서 놀기- 문보영 (0) | 2020.03.21 |
유독- 황인찬 (0) | 2020.03.19 |
단 하나의 백자가 있는 방- 황인찬 (0) | 2020.03.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