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새를 들여다보다
문인수
이곳 패션센터 건물 앞, 붉은 대리석 조각 매끈한 상단에
이 무엇이,
왠 조그만 새 한 마리가 ,입가가 노란 참새 새끼 한 마리
가 반듯하게 죽어 있다.
돌에 싹터 파닥거린 새의 날개가 허공에 눌려, 그리하여
끊임 없이
돌에 스미는 중인지,
가슴의 보드라운 깃털 아래 늑골 여러 가닥이 희미하게
세세히 도드라지기 시작해
현인가 싶다
그 전후 사정이, 말라가는 새의 모양이
?
아무것도 풀 수 없는 무슨 열쇠 같은 데, 아무튼 어찌
죽음의 자리는 그 어디든 몸 치수에 이리 꼭 맞는 건지,
아하, 작품의 부분인가 싶어 다시 가 들여다 봤는데, 분명
새의 주검이다 . 오히려
한 점 생생한 의문이 커다란 돌덩이가 말하는 무거운 내
용을 다 입은 채..... 새는 이윽고
목관의 석물을 열고, 햇볕이며 구름이며 그 바람 다 열고
저를 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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