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時雨의 시읽기

아나키스트 트럭1-허연

shiwoo jang 2016. 3. 21. 20:12

아나키스트 트럭 1

 

                                 허연


  슬픈 사람들이 트럭을 탄다. 트럭은 정체에 걸릴

때마다 힘겹게 멈췄다. 정체가 풀리면 트럭은 부식

된 하체 어디선가 슬픔을 흘리며 느리게 움직였다.


  트럭에 올라탄 사람들이 두 손으로 신을 그려보지

만 이내 슬품이 신을 덮는다. 언제나 그랬듯이 그들.

에겐 이상하게 어깨가 없다.


  찌그러지고 때 묻은 트럭은 세월을 등에 업고 생

의 마지막 질주를 했다, 낙오한 사람들은 어느새 세

월의 등에 올라타 있었고.


도시는 어두웠고 트럭은 주저앉았다.


  낙오자들을 뿔뿔이 골판지 같은 골목으로 사라졌

다. 주저앉은 트럭은  도시와 아주 잘 어울렸다.그렇

게 밤이 왔다. 이미 어두웠지만 트럭은 어두워지지

않았다. 안녕, 트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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