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時雨의 시읽기

제비- 이윤학

shiwoo jang 2016. 2. 23. 14:38

제비


                     이윤학


제비가 떠난 다음 날 시누대나무 빗자루를 들고

제비집을 헐었다

흙가루와 알 수 없는 제비가 품다 간 만큼의 먼지와 비듬,

보드랍게 가슴털이 떨어진다

제비는 어쩌면 떠나기 전에 집을 확인 할지 모른다

마음이 약한 제비는 상처를 생각하겠지

전깃줄에 떼 지어 앉아 다수결을 정한 다음 날

바라는 것이 빼앗기는 것보다 어려운 줄 아는

제비 떼가 하늘 높이 까맣게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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