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road/사진관이 있는 동네

예술의 전당에서 만난 뒷모습들

shiwoo jang 2010. 4. 17. 13:29

 오랜 만에 예술의 전당 나들이를 했습니다.

좀 달라진 것도 같고...

아니 좀 달라졌더군요.

큰 틀은 달라지지 않았지만...

유난히 추운 겨울을 난 탓인지

봄이 오는 속도는 유난히도 더디기만하고

이 날도  바람이 좀 불고....

유치원 가방을 맨 아이들은 추워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은 통통 뛰어나니다 총총 달아나기도 하고..

엄마는 아이들 쫓아 다니느라 종종 걸음이고....

병아리 같은 아이들입니다.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입니다.

스무살 안팎의 아이들과 중년 여성과 노년의 신사가 엇갈리며 길을 가는 중입니다.

몇 세대가 겹쳐 보이기도 하고...

 

하늘 맑고 화창해서일까요? 걷는 아가씨들 발걸음은

가벼워 보입니다

무슨 이야기를 쉬지도 않고 저리도 재미있게 하는 걸까요?

저도 껴 달랠까봐요...

 혼자 길을 가는 여자의 뒷모습이

조금 쓸쓸하게 느껴지네요.

왜 그럴까요? 보통은 안그런데...

오페라 홀이 보입니다. 갓 모양을 형상화했다고

뭐 한국적인 조형이라나 뭐라나가 필요하다고 해서였다지요?

카페 모짜르트  앞 노천페에서  차 한잔 앞에 두고

이야기에 빠져있는 사람들...

진지한 듯한데...

심각한 이야기라도 이런 공간에서라면

마음이 넉넉해져 뭐든 다 너그러워질 것 같은데요

어떨지...

 한동안 하염없이 한 곳을 바라보던 은발의 할머니,

사람들을 바라 보는 것인지

아님 무엇을 보는 것인지..

뒷모습이 예뻤습니다.

이분의 뒷모습은 쓸쓸하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전혀...

어디서 생소한 말들이 튀어나왔습니다.

대만인가...중국이었을까?

세 사람의 젊은 친구들이 까르르 웃으며

점프도 하고

달리기도 하면서 셔터를 누르고 있었습니다.

그 뒤에선 아가씨 둘

카메라를 들고 연신 셔터를 누르고...

스무살의 아름다운 기억을 남기려는 것일까요

 중년 아님 초로일까요?

두 사람은 느그하게 이야기 중이었는데요.

무슨 이야기인지...

좀 심각한 듯 도 하고...

아님 예상외로 별것 아닌,

그야말로  시시한  동전 주운 이야기 였을 수도 있겠지요.

 찍은 사진을 살피는 중인 한쌍의,관광객!

뭐라고 하던데요

한마디도 알아들을 수 없었습니다.

중국어인가??

아주 즐거워 보이던데요

계단을 걸어내려가는 타인들...

가는 방향은 같았지만

서로 전혀 상관없는 타인들...

뭐 그 시간에 그 자리에 있었던 것도

무지막지 깊은 인연이라면 인연일까요? 

뒷집지고 걸어가는 아저씨의  뒷모습

머리숯도 적당히  간추려진 걸 보면..

나이도 얼추....

그 시선의 끝을 따라가면 뭐가 있을까요?

 

사람의 앞모습은 너무 공격적이고

뒷모습은 너무 무방비해서  쓸쓸하고...

그래서 옆모습이 좋더라는 한 사람의 이야기도 생각이 납니다.

혼자인게 좋아 혼자 잘 다니지만

오늘 가만 보니까

쓸쓸해보여 짠해지는 뒷모습도 있더라는...

가끔은 둘이서...셋이서도 놀아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