쓱쓱..싹싹... 종이에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다보니 필기구를 마구 좋아합니다.
만년필도 수성펜도 좋아하지만 가장 좋아하는 건 연필이지요.
글을 쓸 때 쓱쓱, 사각사각 나는 소리도 좋고
연필심이 뭉퉁해졌을 때 깎아 써야하는데 연필을 깎을 때 나는 소리도 느낌도 좋아하지요.
예전엔 칼로 연필을 깎았지만 예쁘게 깎지도 못하고 칼을 찾아 깎는 일이 조금은 귀찮아져서
요즘은 연필깎기로 깎는 것을 더 좋아하지요. 그렇지만 자동연필깎기는 영 재미가 없어요.
손잡이를 잡아 돌리는 느낌도 좋고 연필이 깎아지는 드르럭 소리도 마음에 들어서지요.
칼로 연필을 깎을 때는 마음 한켠이 곤두서는 데 비해
연필깎기로 연필을 깎는 동안 마음을 가라앉히고 다독일 수 있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연필깎기를 찾았습니다.
앙증맞게 작지만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지고요 인디안핑크와 메탈이 잘 어울러진 심플한 디자인도
마음에 드네요. 내게로 오는 동안 얼마 만큼의 시간을 건너왔는지
살짝 벗겨진 곳도 녹슨 곳도 있는 boston chapion pencil sharpener ,
조금은 낡음해진 모습이라 새것의 반짝임과는 또 다른 느낌입니다.
노란연필도 깎아보고 재생신문지로 만든 연필도 깎아 보고,,,
친해지려고 노력중입니다.
부쩍 연필과 더 친해지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애궂은 책들이 밑줄을 더하는 수난을 당하지 않을지 살짝 걱정되기도 합니다.
자꾸 연필이 깎고 싶어서....
그러다 보면 몽당연필도 늘어갈 것 같아 행복한 고민 중입니다.
오늘 밤은 연필로 엽서를 써볼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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