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석사편지
김영산
내 너무 돌아가기 급급해하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산
언저리 돌아 배회하는 날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무량수전
부석 앞에 당도해보니, 저 뜬돌이 여태 저를 내려놓지 않고
있음을 알겠습니다
산문 밖에서 여럿 사과밭을 지나 왔습니다. 어젯밤 폭풍우
에 붉은 사과들 뒹굴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손이 닿기 전엔
썩지 않고 돌아가지 앟을 것입니다.
나도 배흘림기둥에 엇비슷이 기대볼까요. 소백산 겹산들
밀려가고, 밀려오고 세우 내리는 먹구름 사이 빛기둥
몇 개 섰습니다.
문득 부석사엘 가고 싶었습니다.
자주 갔던 곳인데 요즘은 좀처럼 시간 내기 힘들만큼
바쁜지라 그저 머리속으로 배흘림 기둥을 쓸어볼 뿐입니다.
여전히 뜬돌인 채 있을 그 바위돌 떠올리곤
선묘낭자는 여전히 그 사랑을 지키고 있을까
뭐 그런저런 생각을 이 시는 하게 만듭니다.
다음달이면 시간 여유가 있을까 싶네요.....
비슷한 시를 쓴 적이 있어 더 마음이 가는 시입니다.
참 이번에 김영산 시인의 동지가 우수문학으로 선정이 되었던데요.
다시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