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時雨의 시읽기

간격- 안도현

shiwoo jang 2007. 9. 24. 16:03

간격

 

            안도현

 

 

숲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을 때는 몰랐다

나무와 나무가 모여

어깨와 어깨를 대고

숲을 이루는 줄 알았다

나무와 나무 사이

넓거나 좁은 간격이 있다는 걸

생각하지 못했다

벌어질 대로 최대한 벌어진,

한데 붙으면 도저히 안되는,

기어이 떨어져 서 있어야 하는,

나무와 나무 사이

그 간격과 간격이 모여

울울창창한 숲을 이룬다는 것을

산불이 휩쓸고 지난간

숲으 들어가 보고서야 알았다

 

 

 

 

 너무 가까워도 너무 멀어도 힘들어 지는 것이 관계가 아닐까요?

그 간격 과 간격 조절이 쉽다면

사람들 사이에서 힘들어 하는 일은 없을 테지요.

방관과 집착 사이도 그런 간격 조절에서 실패한 경우겠지요.

적당한 관계, 그것 참,

어렵고도 어려운 일이지요

아니, 생각보다는 휠씬 쉬울수도 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