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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우산이 필요할 것 같아_ 세 번째 시집

shiwoo jang 2021. 12. 27. 15:42

제 세 번째 시집이 나왔습니다. 많은 관심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알라딘: 이제 우산이 필요할 것 같아 (aladin.co.kr)


책소개
걷는사람 시인선 52
장시우 『이제 우산이 필요할 것 같아』 출간

“흐르거나 고이는 시간에 머물며
세상이 흘리는 소리를 주우며 먼 꿈을 걸었다”

슬픔의 내핵까지 파고 들어가는 시인의 시선
세계의 내면에 귀를 기울이는 시


걷는사람 시인선 52번째 작품으로 장시우 시인의 『이제 우산이 필요할 것 같아』가 출간되었다. 장시우 시인은 2003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후에 여러 예술가들과 협업하면서 재미와 의미를 담은 문화예술을 기획하고 있다. 시인은 두 번째 시집 『벙어리 여가수』에서 “침묵을 자연의 스케일로 번역, 확장”(이문재 시인)한다는 평을 받았다. 이번 시집 『이제 우산이 필요할 것 같아』에서는 더욱 원숙해진 경청의 능력을 발휘하며 독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장시우 시인은 소리 수집가다. 주변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소리부터 미세한 기척까지 놓치지 않으며 소리의 진정한 의미를 좇는다. 그는 먼 곳에서부터 “발소리만으로 기척을 눈치”채고 모든 소리의 근원은 “인간이 이식한 잔인한 슬픔 같은 것”(「검은 개와 눈이 마주친 순간」)임을 깨닫는다. “불빛에 무너져 내린” 무력한 달을 보면서 시인은 “밤의 민낯”을 포착하기도 하는데 그곳에서 “슬픔”을 만지고 “우둘투둘한 낯섦”을 감지한다. 일찍이 슬픔은 우리의 생에서 불가분의 관계로 공존하는 것임을 그는 인지한다. 그러므로 슬픔이라는 고유한 감정을 “나눈다는 건 말장난일 뿐”이며, 결국 그것은 “고요히 가라앉는 것”이고 “가만히 집중하는 것”(「알바몬 24시」)이라 믿는다. 그리하여 시인은 “슬픔은 슬픔 그대로 둬야 의미가 있는 것”이라 역설한다. “타인의 슬픔에는 닿을 수 없고 그것은 언어라는 관념의 세계에서만 가능하”(진기환 해설 「슬픔의 침묵과 그것을 넘어서는 법」)기 때문이다.

창문 틈새로 들어오는 고요한 슬픔
다양한 색채로 빛나는 소리


“나는 고요를 들였으나/창으로 넘어 들어오는 건 소리뿐이다”라는 진술은 매혹적이다. 창으로 넘어온 소리들은 시인의 방에서 “좀처럼 나갈 생각이 없는 듯 방 안을 배회”(「소리를 들이다」)하는데 그런 소리들이 가지는 진정한 의미는 “기척을 보낸다는 것” 그 자체에 있다. 그것은 곧 “살아 있다는 고백 같은 것”(「양철지붕에 비 긋는 소리」)이다. 그렇다면 장시우 시인이 이토록 ‘소리’에 천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추천사를 쓴 김학중 시인은 “우리의 세계는 말들의 세계를 떠난 지 오래. 목적지를 처음부터 잃어버린 사람의 여행처럼 길을 걸어야 했다”면서 “장시우의 시는 우리에게서 격리된 이 말들의 빛을 나누어 갖게 한다.”고 말한다. 더 이상 우리는 말의 세계에서 살지 않는다. 한 인간이 다른 대상에게 전달할 수 있는 말도 마음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서로에게 오가는 감정들은 공허하기 그지없다. 그렇기 때문에 시인은 ‘시’를 슬픔에 도달하기 위한 두레박 삼고, 이를 청각의 세계로 나아가게 하여 거짓이 없는 소리의 의미를 파악한다. “슬픔에 정확하게 도달하지 못한다고 하여 계속해서 침묵만 하고 있을 수는” 없기에 소리와 함께 슬픔을 좇는다. 그리하여 이 시집은 어쩌면 ‘숨어 있는 소리 찾기’와 같은 시간을 우리에게 선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