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時雨의 시읽기

오리털파카신-문보영

shiwoo jang 2020. 3. 6. 11:04

오리털파카신


                          문보영


  신이 거대한 오리털 파카를 입고 있다  인간은 오리털 파

카에 갇힌 무수한 오리털들, 이라고 시인은 쓴다 이따금 오

리털이 빠져나오면 신은 삐져나온 오리털을 무신경하게뽑

아 버린다  사람들은 그것을 죽음이라고 말한다  오리털 하

나가 뽑혔다  그 사람이 죽었다  오리털 하나가 뽑혔다  그

사람이 세상을 떳다  오리털 하나가 뽑혔다  그 사람의 숨통

이 끊겼다  오리털 하나가 뽑혔다 그 사람이 사라졌다

  죽음 이후에는 천국도 지옥도 없으며 천사와 악마도 없

고 단지 한 가닥의 오리털이 허공에서 미묘하게 흔들리다

바닥에 내려앉는다, 고 시인은 썼다


                                                 오리털파카신, 문보영. 책기둥, 민음사


-우린 오리털 파카에 갇힌 오리털, 삐져나오면 뽑아 버리는,

그러나 애초에 오리에게서 뽑혀 나왔지...

미묘하게 흔들리다 바닥에 내려앉을, 오리털 오리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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