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時雨의 시읽기

아호-유종인

shiwoo jang 2016. 2. 16. 12:35

아호


                         유종인


길바닥에 흙먼지 뒤집어 쓴 채

두부 한 판 버려져있다

콩물 속에 엉기듯 굳어가던 이름은

새벽에 도드라져 나온 몸이다


몸이 그대로 이름을 받은 두부 한 판

누군가 아귀아귀 씹어먹을

부드럽고 고소한 이름 한 모!


초당이여

유명을 달리한다는 게 별 것 아니구나


다시 못 부를 이름이 된다는 거

다시 못먹을 이름이 된다는 거

먹는다는 말의

그 오랜 저작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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