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mething good/책상앞에서

강가와 나

shiwoo jang 2009. 11. 22. 23:09

강가는 네팔에서 온 나의 학생입니다.

스물 두 살의 강가는 한국으로 시집온지 6개월이 채 되지 않은 새댁입니다.

그러고 보니 다문화 가정이의  한국어 교사를  자청한지  벌써 석달이 다되어갑니다.

사정상 길게 수업을 할 수 없는 관계로 석달간  매일 방문 수업을 통해

밀도있게 수업을 했습니다.

 총명하고 배우려는 의지가 강했던 탓인지  받아들이고 익히는 속도가 참 빨랐어요.

그래서 수업을 하는 저도 참 즐거웠습니다.

처음 낯을 가리고 낯설어하던 강가가 인사한  나마스테,,, 그리고 이름이 뭐냐고  물었던 제  어눌한 네팔어 인사에 마음을 탁 놓아버리곤  엷은 미소를 제게 보내면서 우리의 관계가 시작되었지요.

그 뒤로 웃을 일이 가끔 생겼어요. 작은 실수 웃고, 큰 실수로는 가끔 박장대소하기도했지요.

네팔어와 한국어 사이의 간극을 영어가 메워주었어요. 잘 알아듣지 못하는 말은 영어로 설명을 했으니..,

다행히 강가는 영어를 꽤나 잘하는 새댁이었거든요.

제 짧은 영어가 졸지에 고생을 하긴 했지만....

임신초기의 강가에게 가장 좋은 교재는 동화책, 태교와 공부를 병행할 수 있었거든요.

이제 한주일 정도 남았어요. 수업할 수 있는 날이...

수업을 다 마무리 지어도 우리 인연은 끝이 나지 않을 것 같지만

자주는 볼 수 없을것 같아 섭섭하기도하네요....

남은 한주일 동안 함께 도서관에도 가서 도서관 카드도 만들고 고 피자헛에도가서 점심도 먹고

할예정이고요. 또 하루는 카페에서 제 또다른 학생인 우즈벡키스탄에서 온  베로니카와

수다를 떨기로 했습니다. 제게 한국어를 배우는 같은 처지의  학생이면서도

 서로  한번도 얼굴을 보지 못한 채  서로의 이야기만 들었던 터라 많이 궁금할 것 같아서

금요일 쯤 카페에서 맛있는 커피와 케잌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가질려고해요...

어쩐지 누구보다 제가 제일 즐거울 것 같아 자꾸 웃음이 납니다.

강가와 나 아주 흠뻑 정이 들어서 큰일 났습니다.

자꾸 보고 싶을 것 같아서지요...

내년엔 제가 다른 일로 좀 많이 바빠질 예정이라  얼굴 볼 시간 내기 쉽지 않을 것 같아서

벌써 걱정하면서 궁리 중입니다.

그래서 이메일 쓰는 법을 가르쳤습니다.  자판 익히고 자꾸 연습하면,... 이메일 어렵지 않을 것 같습니다.

언제 기회가 되면 강가랑 네팔 여행하는 것도 꿈꾸고 있습니다.

꿈이 꿈이 아니길 바라면서 말이지요.

내일  수업 준비를 하면서 잠짠 강가를 떠올렸습니다.

눈이 예쁜 강가, 프라이버시를 지키느라 공부중인 옆모습만 살짝 찍었습니다.

이 사진으로 사진 올리기와 이메일로 첨부파일 보내기를 가르쳤거든요.

그러다 보니 제 메일에 저장되어 있던 사진입니다.

한국어를 가르치다보면 전천후가 되어야합니다. 요리 부터 예절 문화, 컴퓨터까지....

가끔 강가가 끓여주는 네팔티를 마시는 즐거움도.... 이제 무척 그리울 것 같습니다.

남은 기간동안 더 많은 것을  가르쳐 주고 싶은데 ... 많이 아쉽기도 합니다.

많이 그리울 거라는 네팔어는 무엇인지 내일 물어보려고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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