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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윤상진(아르코미술관 수석큐레이터) | ||||||||||||||||||
# 미술관에서 조명할 시각예술작가들도 적지 않을 텐데, 그 범위를 확장시킨 이유가 있다면?
# 건축가 김수근에 특별히 주목한 이유가 있는가?
# 건축을 어떻게 전시로 풀어낼지 궁금하다.
# 아래 전시장에서 공사소리가 요란하다. 특별한 것을 설치하고 있는가?
# <지금 여기 Now and Here> 라는 전시제목은 어떤 의미에서인지?
# 그러고 보니 아르코예술극장과 아르코미술관도 김수근의 건축이다. 이번 전시 기간 중에는 아르코예술극장과 아르코미술관이 그대로 전시품이 될 수도 있겠다.
# 우리 건축 문화를 되짚어볼 수 있는 훌륭한 장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6월 7일 전시 오픈을 기대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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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 아르코예술정보관 최남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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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오태석(연극연출가) | ||||||||
그래서 가변성이 있다고 해야 하나... 하여튼 그 좌석을 기역자로 다시 배치했죠. 자리를 다 만들고 한쪽에 멍석을 깔고 막 연습을 하려던 차였어요. 아마 퇴근시간쯤 되었던 것 같네요. 그때 김수근 선생님이 오셔서 좌석배치 해 놓은 걸 보시더니 “어? 이게 바로 공간사랑의 의도인데?” 하시는 거예요. 공간 사옥 전체가 흙벽돌로 되어 있지만 그 구조는 한옥이라는 거죠. 입구는 큰 대청이나 마찬가지이고, 공간이 사통팔달 뚫려 있어서 바람이 맘대로 왔다갔다 하는 구조, 아래는 멍석이 깔려 있고, 그런 데서 노는 것 같은 느낌으로 만들었다는 거예요.
우리가 첫날 총연습 할 때 내내 지켜보시더라구요. 그러고는 한 이삼일 뒤에 사원더러 모두 구경하라고 해서 건축 관련 직원들이 모두 와서 구경했지요. 공연 끝나고 쫑파티를 하는데 그땐 아주 빈곤할 때라 겨우 두꺼비 몇 마리 놓고 먹었는데, 김선생님께서 양주 두 병을 보내셨더군요. 그 후로 제게 굉장히 잘해 주셨어요. 공간사랑만 가면 “아, 미스터 오!” 하며 반겨주셨죠. 그 다음부터 거기서 공연을 많이 했어요. <약장사>도 하고 <1980년 5월>이라는 작품도 하고. ‘공간사랑’이라는 극장 자체가 큰 사랑방, 큰 대청 같은 분위기였는데 그 곳에서 지금 사물놀이하는 친구들과 공옥진 선생님의 공연도 시작되었어요. 우리의 전통이 새로운 옷을 입으면서 빛을 발하기 시작한 곳이었지요. 꼭 연극만이 아니라 춤과 소리, 사물놀이패의 장단까지 조그만 용광로에서 부글부글 끓어서 지금 입맛에 맞게 재창조되었다고나 할까요. 그곳에서 불씨가 이어져 지금의 꽃이 피게 된 뿌리가 ‘공간’이에요. 당신이 키우셨던 작은 불씨가 이십년이 지난 지금 곳곳에서 큰 덩어리가 되었으니까요.
저는 김선생님을 만나 제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게 되어 굉장히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공간사랑이 크기는 작았지만, 누구나 목마른 사람이 올 수 있는 우물터였고,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한테는 소중한 자리였지요.
글을 쓰거나 작품을 만들 때 마음의 표상으로 삼는 분들이 있습니다. 물론 우리는 일차로 관객을 상정하고 글을 쓰고 연습을 하지만 좀 막연하잖아요. 그러나 꼭 몇 분, 우리를 등너머에서 넘겨다보시는 분들이 있지요. 그 분 중에 김선생님도 틀림없이 계시는 거예요. 너무 일찍 돌아가셨지만, 그냥 가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자료 및 사진제공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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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예술단체 집중육성지원> 에 선정된 단체 중 네 개 단체를 집중 조명해보는 연작 중에서, 지난 21호 집중포커스 ① ‘음악극 집단 바람곶’ 원일 대표에 이어 이번 호에서는 ‘댄스시어터온’의 홍승엽씨를 취재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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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승현(문화일보 문화부장) |
현대무용가 홍승엽씨가 이끄는 댄스시어터온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김병익)가 의욕적으로 실시한 첫번째 ‘공연예술전문단체 집중육성지원 사업’ 지원대상자로 뽑혔다.
또 여기에 참여하는 민간 심사위원들로서도 굳이 불편할 리 없는 불감청(不敢請)이언정 고소원(固所願)이었을 게다. 그동안 문예진흥기금 지원사업은 이 같은 바탕에서 예산 회계 연도에 따른 단년도 지원방식과 개별 사업 및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 위주로 운영돼왔다. 그러나 이번 ‘공연예술전문단체 집중육성지원 사업’은 예술단체를 집약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다년간 지원과 단체운영을 지원하는 방식을 과감히 시도, 지원대상 단체들에게 연간 5000만원에서 1억 5000만 원씩 3년 간 계속 지원하는 획기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댄스시어터온이 매년 1억 원씩 3년 동안 이 사업의 지원대상으로 선정된 것은 좀 의외였다. 댄스시어터온의 실력을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홍씨의 ‘전비(前非)’ 때문이다. 홍씨는 2004년 예술위원회를 탄생시킨 문예진흥원 마지막 원장 현기영 체제가 어렵게 복권기금 30억여 원을 따와 마련한 ‘올해의 예술상’을 거부, 파문을 일으켰다. 본인의 의도야 어쨌건 이 상을 마련한 문예진흥원 측이나, 그를 뽑은 심사위원들이나, 다른 수상자들이 여간 불편해하지 않은 게 사실이다. 급기야 복권기금측이 올해부터 지원예산 30억여 원을 삭감하기도 했다. 주는 쪽에서 어렵게 지원하는 돈인데 구설수에 올라가며 줄 필요는 없다는 거다. 예술위원회로서도 의욕적으로 시작한 사업을 시행 2년 만에 지원금이 떨어졌다고 폐지할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올해부터 예술위원회의 기금에서 지출하고 있다. 문화예술계쪽의 중요한 재원 하나가 없어졌다고 홍씨는 물론이고 무용계에 대한 전체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비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 상황에서 예술위원회가 그의 단체를 ‘집중지원’ 대상으로 선정, 1년 만에 전비에 대해 면죄부(?)를 준 것은 인간관계를 특히 중시하는 한국 문화예술계 풍토에서 분명 의외라면 의외다. 사실 그 파문 이후 홍씨는 지난해 문예진흥기금을 포함, 거의 모든 공공 지원기금에서 탈락하는 등 ‘대가’를 치러야 했다. 물론 본인이 신청을 하지 않은 부분도 있고, 신청을 했어도 엄격한(?) 평가기준에 미달돼 떨어졌겠지만 다수 심사위원과 기금관리자들에게 ‘미운 털’이 박히지 않았다면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 그래서 집중지원사업 대상자 인터뷰 두 번째로 홍씨를 선택, 그의 서울 중곡동 지하 사무실을 찾았다. 먼저 그동안의 마음고생에 대해 묻자 그는 “남들이 생각한 만큼 심하지 않았다”고 담담하게 답했다.
“경제적 부분도 있지만 실용적 부분이 더 컸습니다. 세도 싸고, 공간도 넓고 높아졌습니다. 환기도 잘 돼 오히려 1, 2층보다 냄새도 없고 습기도 없습니다. 집중력도 생기고 정말 잘 내려왔다는 생각입니다.” 그가 단원들과 함께 꾸민 공간은 공학적으로 깔끔해 그가 원래 공학도였던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홍씨의 자랑대로 댄스시어터온의 ‘2005년 신작’이라고 할 만큼 예쁘고 정이 가는 아늑한 공간이었다. 너무 편안해 보이는 그에게 좀 어깃장을 놨다. ‘당신의 고집 때문에 문화계 모두의 예산 30억여 원이 날아갔다. 미안하지 않느냐’고. 그런데 받아치는 말이 물어본 사람을 낯부끄럽게 했다. “어떤 사람들이 마치 그 사건이 그렇게 돼서 예산이 없어졌다고 말을 하기도 합니다. 사실 그렇다면 그것은 국가적 수준의 비극입니다. 그런 일로 몇 십억 원의 문화예산이 바꿔진다면…(그는 좀 흥분, 기가 막힌 듯 아니면 가슴속에서 나오려는 심한 말을 꾹 참으려는 듯 한참을 말을 잇지 못하다가는) 안타까운 일입니다. 저는 그런(자신의 행위로 인해 예산이 없어졌다는) 말을 믿지 않습니다.” 말은 별로 고생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과거의 그라면 거침없이 털어놓았을 말을 한 템포 죽이며 필터링하는 것을 보니 상당히 마음고생을 했음이 엿보인다. 그러나 말인즉슨 그의 말이 옳다. 한 나라의 중요한 문화예산이 그렇게 감정적으로 없어진다는 것도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그런 식으로 문화예산을 늘리고 줄였다면 정말 우리 문화예술인을 이 정부, 위정자들이 어떻게 보고 있는지 반문해 볼 일이기 때문이다. 정말 홍씨의 행위로 인해 예산이 사라졌다면 이게 뭐 구멍가게 텃세하는 것도 아니고, 정말 문화도, 정책도 없는 ‘슬픈 나라’라는 생각도 든다. 향후 매년 1억 원씩 3억 원이라는 ‘큰 돈’을 어떻게 쓸 것이냐고 물었다. “지원을 받을 때 위원장님이 ‘이 지원은 작품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단체를 지원하는 것’이라고 분명히 확인해 주셨습니다. 단원들에게 월 20만 원 정도씩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차비를 줄 예정입니다. 그렇게 하면 벌써 절반은 나가요. 그리고 나머지로 작품을 하나 제대로 만들어 볼 겁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평가받는 자아도취적인 것이 아니라 관객들에게 주는 작품을 만들 겁니다.” 듣고 보니 그 ‘큰 돈’이 단원 1인당 매월 20만 원 정도밖에 안 돌아가는 ‘푼돈’처럼 보인다. 그래도 그는 고맙게 생각했다. 세상이 발전했다고 믿는 것 같았다. 그는 “앞으로 좋은 레퍼토리를 계속 개발, 관객들에게 돌려주는 작품을 해 기업에게도 이익이 되는 투자를 끌어들일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를 위해 “이번 지원은 아주 소중한 기초”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해서 20년쯤 후면, 댄스시어터온이 완전히 자립, 재생산을 위한 아카데미도 꿈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과정이야 어쨌든 이번 집중지원 대상에 홍씨가 선정된 것은 정말 잘 된 일인 것 같다. 누가 옳고 그르고를 떠나 모두가 자신의 철학대로 자신의 길을 갔고 그것을 서로 인정, 중용의 지점에서 합의를 끌어낸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지원 주체가 텃세 부리지 않고, 지원 대상도 허세 부리지 않는 등 서로가 서로를 받아들여, 모두 승리하는 아름다운 톨레랑스(tolérance)의 시범 케이스가 바로 이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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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근, 승효상은 제가 좋아하는 건축가랍니다. 아르코 웹진에 올려진 소식에 기사가 있어 옮겨왔습니다. 누구든 시작한다는 것과 그 시작을 시작이게 하는 것이 귀하고도 어려운 일임을 알기에 더 마음이 가나봅니다. 군더더기 없는 건축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건축이야말로 참 건축이 아닐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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