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신
문보영
사람 a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책을 다 읽어 버리면
더 이상 읽을 책이 없을까봐
책을 읽지 않았다
*
도서관도 사람 a를 도왔다
*
책 『 』 2권, 3권, 4권...
책 『 』 2권, 3권, 4권...
책 『 』 2권, 3권, 4권...
책 『 』 2권, 3권, 4권...
책 『 』 2권, 3권, 4권...
*
도서관의 모든 책이 2권부터 시작했다
시작을 막는 멋진 책이군
사람 a는 생각한다
*
도서관의 모든 책 1권을
쇠사슬로 묶어 지하 창고에 숨겼으며
개와 바람으로 그 입구를 지키게 했다
*
도서관은 사람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었고
*
책을 배불리 먹은 도서관은 조금씩 덩치가 커졌으며
사람처럼 숨을 쉬기 시작한다
- 책기둥, 문보영, 민음사
문보영의 시는 옮겨적기가 난감한 경우가 많다.
많은 기호와 도식, 전개 방식의 독특함 때문에...
이 시 재미있다. 모든 도서관에는 왜 모든 책 1권이 없을까의 의문이 풀리는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