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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신- 문보영

shiwoo jang 2020. 3. 20. 21:09

호신

 

                            문보영

 

사람 a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책을 다 읽어 버리면

더 이상 읽을 책이 없을까봐

책을 읽지 않았다

*

 

도서관도 사람 a를 도왔다

*

 

『 』 2, 3, 4...

『 』 2, 3, 4...

『 』 2, 3, 4...

『 』 2, 3, 4...

『 』 2, 3, 4...

 

*

 

도서관의 모든 책이 2권부터 시작했다

시작을 막는 멋진 책이군

사람 a는 생각한다

*

 

도서관의 모든 책 1권을

쇠사슬로 묶어 지하 창고에 숨겼으며

개와 바람으로 그 입구를 지키게 했다

 

 

*

 

도서관은 사람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었고

 

*

 

책을 배불리 먹은 도서관은 조금씩 덩치가 커졌으며

사람처럼 숨을 쉬기 시작한다



- 책기둥, 문보영, 민음사


문보영의 시는 옮겨적기가 난감한 경우가 많다.

많은 기호와 도식, 전개 방식의 독특함 때문에...

이 시 재미있다. 모든 도서관에는  왜 모든 책 1권이 없을까의 의문이 풀리는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