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woo jang 2006. 8. 24. 00:00



                 바깥에의 반가사유

 

                                                         황지우

 

 

아, 눈 먼 것은 聖스러운 병이다

지렁이 하나가 진흙을 기어 갔구나

 

해를 지탱시켜 주는 원

속의 검은 장수하늘소여

 

어찌 하랴, 깨달았을 때는

모든 것이 이미 늦어 있을 때다

 

雨後, 붉은 봉숭아 꽃잎 진 곳

눈 먼 삶이 한가닥 선을 마쳐 놓았구나

 

 

-문득 떠오른  이 시와,

거창의 비 온 뒤의 산과 하늘입니다.

그날은 오랜만에 산과 하늘이 만난 날입니다.

구름이 오작교의 역활을 했을까요?
그들  뜨거웠을 겁니다.

그래 그 다음 날은  흔적을 말리느라

땡볕이었으니까요.

살아있다는 것은 아직 온기가 남아 있다는 것이겠지요.

목숨은 식을 때까지 살아 남는 것이지요.

식으면... 그때 부터는 삶 바깥의 풍경이라

아직 닿아 보질 않아 저도 모르지요.

어떤 풍경이 있을지...

다만 가만히 짐작해보는 것인데....

도무지 떠오르지 않네요.

아마 내 삶 앞의 풍경이 선명하지 않아서 일겁니다.

결국 바깥의 풍경은 내 삶 안의 풍경과

그다지 다르지 않을 것 같다는 ....

오늘 횡설수설은 잠시 깜빡 의식을 놓았던 탓일거라고

혼자 생각해 버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