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road/사진관이 있는 동네

고흐는 왜 해바라기를 그렸을까?

shiwoo jang 2006. 8. 21. 13:54

 

 

여름 한낮,

백운호수 어디에선가 만난 이 녀석들,

그 비바람의 시절을 기특하게도 잘 견뎌내고

더운 시절을 만나고도 의연한 녀석들,

쓰다듬어 주고 싶은 그 꼿꼿함은

내가 갖진 못한 덕목이어서 더 이뻐보이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침 저녁 조금은 서늘해진 날씨,

잘 영글어갈 이 녀석의 씨앗을 생각하며

어쩐지 나도 그 애를 닮아 단단해질 것 같은 예감에

스스로를 낮게 격려하며 남은 더위를 느긋하게 보내며

발걸음 촘촘해질 가을을 기다린다.

가을 어느날 엔가

저 녀석을 다시 찾아가 씨앗 몇 알 얻어올 수 있을까?

저 녀석을 자손을 곁에 두고 지나침이 아닌 인연으로

만들어 볼 수 없을까?

어느 날엔가 다시 저 곳을 찾아 볼 결의를 다지며

여전히 꼿꼿할 녀석을 떠올려 본다

그러고 보니 집안 어딘가에 해바라기가 있다

고흐의 해바라기 모사화가 한 점,

고흐는 왜 해바라기를 그렸을까?

사소한, 그러나 아주 궁금한,,,,

스쳐지나치기 힘든 끌림이 그에게도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