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時雨의 시읽기

단감- 장석주

shiwoo jang 2006. 6. 6. 14:14

단감

 

                 장석주

 

 

단감 마른 꼭지는

단감의 배꼽이다

단감 꼭지 떨어진 자리는

수 만 봄이 머물고

왈칵, 우주가 쏟아져 들어온 흔적,

 

배꼽은 돌아갈 길을 잠근다.

퇴로가 없다.

이 길은 금계랍 덧칠한 어매의 젖보다

쓰고

멀고 험하다

 

상처가 본디 꽃이 진

자리 인것을,

 

 

- 상처가 꽃진 자리......

   그래서 꽃이 진 자리를 보면 그렇게 마음이 쓰라렸던가요?

   오늘은 가만히 내 배꼽을 들여다 봐야겠습니다.

   나를 세상에 내 보내기까지 키운 흔적들

   나 역시 두 아이를 그렇게 세상에 내보냈습니다.

  그리고 한번도 열리지 않는 자물쇠,

  나도 모를 우주로 향하는,

  아삭아삭 베어물면 맛있는 단감 속에서

 시인은 우주를 만나고 수만번의 봄이 머문 흔적을 만났군요

 나는 왜,,,, 그러질 못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