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時雨의 시읽기

뿔을 적시며- 이상국

shiwoo jang 2016. 4. 20. 19:34

뿔을 적시며



                         이상국


비 오는 날


안경쟁이 아들과 함께


아내가 부쳐주는 장떡을 먹으며 집을 지킨다


아버지는 나를 멀리 보냈는데


갈 데 못 갈 데 더듬고 다니다가


비 오는 날


나무 이파리만한 세상에서


달팽이 처럼 뿔을 적신다




- 산다는 것은 달팽이가   잎파리 안에서  기어다니며 뿔을 적시는 일인지도....

그렇게 생각하면 사는 일이 무척 쓸쓸해진다.